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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유린의 현장, 교황의 장애인수용시설 방문 반대한다”
관리자 조회수:606 121.129.203.203
2014-05-22 16:29:09
“인권 유린의 현장, 교황의 장애인수용시설 방문 반대한다”8월 교황 방한, ‘꽃동네’ 방문 추진에 장애인계 반발‘꽃동네’에서 나온 장애인 당사자 “교황 방문, 이해할 수 없다”2014.05.22 20: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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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2일 늦은 2시 주한교황청대사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계가 방한을 앞둔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22일 늦은 2시 주한교황청대사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립한 지 올해로 38년째인 꽃동네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음성과 가평 두 곳에 있는 꽃동네는 정부 예산(국·도·군비)만 연간 380억여 원이 투입되고 있다. 막대한 국고와 함께 80만 명에 이르는 후원인들의 후원금과 신자들의 성금 등도 꽃동네 예산으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수많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와 격리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웅진 신부는 자신과 친인척, 그리고 수도자들의 명의로 전국 각지에 부동산 400만 평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오웅진 신부는 이미 부동산실명제 위반, 업무상 횡령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된 바 있다. 또한 2013년에도 부동산실명제 위반과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오웅진 신부는 지난 2013년 8월 초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바 있으며,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의 교황 방한 일정 중 8월 16일 꽃동네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교황이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하고 인간다운 삶을 억압하는 수용시설을 방문하여 인류애와 사랑과 인권을 이야기하며 오웅진 신부의 두 손을 맞잡는 것은 지금도 시설 밖으로 나오기를 열망하는 수많은 장애인의 가슴에 피눈문을 흘리게 하는 일이자 하느님의 사랑을 왜곡하는 일”이라며 “지역사회의 막대한 자원과 공적 자금은 장애인의 탈시설을 위해 쓰여야 하며, 꽃동네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여 해체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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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에서 16년을 살다 2011년 1월 자립생활을 시작한 박현 씨, 음성 꽃동네에서 6년간 살다가 2004년 시설을 나온 배덕민 씨(왼쪽에서부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꽃동네에서 격리된 삶을 살았던 장애인 당사자들이 나와 그곳에서의 처절한 삶에 대해 밝혔다.

 

꽃동네에서 16년 동안 살다가 지난 2011년 1월 자립생활을 시작한 박현 씨(31세, 뇌병변장애 1급)는 “꽃동네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폐쇄된 곳이다. 16년을 살았지만 그곳에서 한글도 배우지 못했다.”라며 “(그곳은) 우리 같은 장애인들을 가두는 곳이다. 그런 곳이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는지 모르겠다.”라고 분노했다.

 

음성 꽃동네에서 6년간 생활하다가 지난 2004년 시설을 나온 배덕민 씨(48세, 뇌병변장애 1급) 또한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고 규탄했다. 배 씨는 1998년 본래 살던 충주의 한 수용시설이 비리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폐쇄된 뒤 음성 꽃동네로 옮겨진 바 있다.
 
배 씨는 “꽃동네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수용시설로 음성에만 3000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갇혀 살아간다”라며 “종종 방문객들이 오면 그들은 ‘창경원 원숭이’ 보듯 우릴 구경했다. 지금도 여전히 한방에 최소 8명~12명의 장애인을 몰아넣고 사생활 침해는 물론 인권 유린이 일어난다.”라고 전했다.

 

배 씨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이러한 꽃동네를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전 세계 존경을 받는 교황이 인권 유린이 일어나는 대규모 장애인수용시설을 방문한다니, 대체 누구를 위해서인가. 교황은 꽃동네의 진실을 바로 알고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교황의 꽃동네 방문으로 수십 년간 쌓아온 탈시설-자립생활 운동이 무너질까 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교황이 꽃동네 방문 시, 언론이 도배할 수많은 멘트가 소름 끼친다. 그로 인해 시설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고통과 눈물이 묻힐까 봐 걱정된다”라며 “탈시설은 우리 생존의 문제, 운동의 가치이며 이 땅에서 실현되어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하고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으로 중증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며 오늘로 광화문에서 640일째 농성하고 있다”라면서 “그런데 교황이 꽃동네를 방문한다면 이 모든 투쟁이 물거품 될 것이다. 그 뒤 덮쳐올 쓰나미를 어떻게 감당하겠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 소장은 “꽃동네는 예수의 정신이 살지 못하는 곳이며 복음적이지 않는 곳이다. 탈시설로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꽃동네의 사제, 수도자들을 보면 이들은 사목자라기 보다 종교공무원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라는 교황의 이름에 걸맞은 방한 일정이 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기자회견 뒤 주한교황청대사관 측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를 전달받은 김연근 행정총책임자는 “의견서 전달이 임무라 입장 표명은 할 수 없다”라며 입장 및 답변 날짜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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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2일 늦은 2시 주한교황청대사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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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주한교황청대사관 측에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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