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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프란치스코 교황 8월 방한 일정 중 '꽃동네' 방문…장애계,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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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2 16:27:21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프란치스코 교황 8월 방한 일정 중 '꽃동네' 방문…장애계,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하라"
이애리 기자  |  aery727@cowalknews.com
승인 2014.05.22  16: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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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2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주한교황청대사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이 가는 곳이 장애인을 격리하고 인간다운 삶을 억악하는 시설일 수는 없다’며 방문 취소를 호소했다.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1989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 방한 이후 25년만인 교황  방문에 가톨릭신자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행동을 보여 온 교황에 존경을 표하는 많은 국민들이 그의 방한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계는 마냥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교황의 방한일정 중 ‘꽃동네’ 방문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꽃동네는 부랑인시설, 아동시설을 포함해 장애인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사회복지시설로, 교황이 이곳을 방문한다면 ‘탈시설’이라는 시대흐름을 역행하고 대규모 시설을 오히려 옹호하게 된다는 것.

22일 오후 2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주한교황청대사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이 가는 곳이 장애인을 격리하고 인간다운 삶을 억악하는 시설일 수 없다’며 방문 취소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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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 씨

박홍구 서울시탈시설공동행동 공동대표는 “교황님의 지난 진보적인 행동을 볼 때 왜 꽃동네를 방문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정부가 장애인 정책의 중심으로서 ‘자립생활 전환’을 말하지만, 실상은 생활시설을 짓고 운영하는데 돈을 쓰고 있다”고 꼬집으며,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계기로 이런 문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나면 좋겠고, 자립생활보다 시설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을 국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3살 때부터 16년 동안 꽃동네에서 지낸 박현(32·뇌병변1급) 씨는 2011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시설장애인 주거복지사업에 선정돼 꽃동네를 나와 꿈에 그리던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박 씨에 따르면, 꽃동네에서 거주하는 동안 밥 먹고 잠자는 것 외에는 외출도 불가능했으며, 사회교육도 전혀 없었고, 그나마 한글은 한 방에서 지낸 같은 거주인으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박 씨는 “꽃동네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해서 이런 자리에도 나오기가 싫었지만 교황이 그런 곳에 간다고 하니까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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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덕민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

음성꽃동네에서 6년간 생활하다 탈시설한 배덕민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은 “모두에게 존경 받는 교황님이 방문하는 것은 경사이고 대한민국의 축복이다”라고 밝히며, “그런데 그런 분이 방문하는 곳이 인권이 유린되고, 부정이 이뤄지는 제일 큰 수용시설인 꽃동네”라며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지탄했다.

이어 “꽃동네는 음성군 시설에만 3천 명이 자의반타의반으로 살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수용시설로, ‘탈시설’이라는 시대적 숙명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오웅진 신부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축복이라는데 장애인도 인권이 있고, 자유가 있다. 하루 속히 교황님이 진실을 바로 알고 취소하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교황이 꽃동네에 가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에 언론들이 정말 낮고 가난한 곳에 가셨다고 말할 것이다. 실상은 뒤로 하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의 진실은 외면하고 그저 가십거리만 될 것”이라며, “교황님 방문에 대해 언론이 도배할 수많은 멘트에 시설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아 온 고통과 눈물이 다 묻혀 버릴까봐, 장애계가 주장한 수십 년간의 투쟁이 한 번의 물거품이 될까봐 걱정된다”고 개탄했다.

장애계뿐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서명을 벌이고 있다.

김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은 “꽃동네가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지만, 종교시설로서 복음적이지 않고, 그 정신을 살리지 않고 있다”며, “가톨릭은 교황님께서 진정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곳에 가실 수 있도록 신자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김연근 주한교황청대사관 행정총책임자가 직접 나와 영문으로 작성된 '교황 꽃동네 방문 취소' 요청서를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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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석 대표가 김연근 주한교황청대사관 행정총책임자에게 영문으로 작성한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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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석 대표와 최재민 활동가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지난해 8월 교황을 알현한 오웅진 신부를 빗댄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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