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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있으면 유죄, 장애 없으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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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30 15:05:30
장애 있으면 유죄, 장애 없으면 무죄?“경찰 조사 중 경찰에게 ‘당한다’는 게 말이 되나!” 분노경찰, 장애유형 및 특성에 맞게 편의제공 전혀 하지 않아2014.04.30 18:2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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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계가 30일 이른 11시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형사사법절차상의 장애인 인권침해 및 차별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3월 26일, 장애인단체 집회에 참석해 행진하던 지적장애인 이아무개 씨가 경찰과의 마찰로 현장에서 연행됐다. 이 씨는 지적장애인임을 밝혔으나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형사소송법상의 신뢰관계동석자,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의사소통조력인 지원 등을 안내하지도, 배치하지도 않았다.

 

# 4월 6일, 폭행혐의로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청각장애인 정아무개 씨가 1시간 30여 분 뒤인 새벽 6시 30분께 인근 공원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 정 씨는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청각장애 2급의 중증으로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 씨에게 의사소통과 관련한 어떠한 편의제공도 하지 않았다.

 

# 4월 23일, 분실한 장애인카드를 이용해 휴대전화가 개설되는 등 명의도용을 당한 지적·뇌병변장애인이 경찰에 신고 접수하러 갔다. 그러나 담당 경찰은 피해접수를 하러 온 장애인에게 ‘무단으로 대출받고 허위신고하는 것 아니냐’, ‘할 일 많은 나를 바쁘게 하면 공무집행방해다’라는 등의 폭언을 했다. 결국 옆자리에 있던 다른 경찰이 사건 처리를 해주었으나 피해 장애인에게 폭언한 경찰관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도 장애를 이유로 형사절차상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들은 지적장애, 청각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였지만, 경찰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명시된 의사소통조력인 등 정당한 편의제공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계가 30일 이른 11시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형사사법절차상의 장애인 인권침해 및 차별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행 형사사법절차에는 △형사소송법상의 신뢰관계동석자 배치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의사소통조력인 배치 △인권보호수사준칙에 따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사방침 △성폭력특별법상의 진술조력인 배치 등 장애인의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관련 규정들이 있다.

 

그러나 장애인 당사자들은 “실제 사법절차 현장의 일선 경찰들 대부분은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있다”라며 “따라서 피해자의 경우 피해규모가 축소되고 피의자의 경우 죄가 확대되는 억울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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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지적장애인의 경우, 경찰 강압 조사에서 자신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돌아오는지도 모른 채 경찰의 물음에 무조건 ‘네’라고 답하게 된다”라며 “경찰은 장애특성과 정도에 따라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상상행동 장애와 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장차법 시행 전, 지적장애인 성폭력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진술조력인이 없으니 경찰과 가해자의 부인에 의해 이 사건이 간통 사건으로 처리될 뻔한 적 있었다”라며 “이를 장애인단체가 인지하고 문제제기하자 피해자로 다시 전환해 재조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최근엔 청각장애인이 경찰서에서 청각장애인이니 필담할 수 있도록 종이와 펜을 달라고 요구하자 경찰이 청각장애인의 팔뚝을 걷어 올려 맨살에 글을 쓴 사건도 있었다.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라며 “장애인이 경찰서에 찾아오면 경찰은 장애인등록증을 확인하고도 여전히 함부로 대하고 진술조력인 없이 수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사안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법무부와 전면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라고 분노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과학수사를 한다는 시대에 장애유형에 따른 어떠한 매뉴얼도 없이 그저 주먹구구식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오늘날 국민의 인권을 최일선에서 보장한다는 경찰의 모습”이라며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에서 장애인은 딴 나라 사람이 되었으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3조에서 규정하는 장애인의 사법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당한 편의제공이나 사법행정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 등은 우리와 상관없는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에 참가자들은 △청각장애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 및 책임자 사과 △경찰서의 장애인 인권침해 상황 조사 △장애인 당사자의 형사절차상 권리를 무시하는 경찰 엄중 처벌 △경찰관과 경찰행정인원 철저한 인권교육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회견 뒤 대표단은 면담 요청 접수 및 면담 날짜를 잡기 위해 경찰청 관계자를 만났다.

 

대표단은 “면담 과정에서 강력계 오승진 계장이 강남경찰서에서 발생한 청각장애인의 죽음과 관련해 ‘조사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유족에게 이미 설명이 끝났다. 이미 끝난 사건을 왜 따지느냐.’라고 답하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청각장애인들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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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이 강남경찰서에서 일어난 청각장애인 자살 사건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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